헤어졌다.

사실 나는 참 불만이야. 내가 참 잘못했지만 그래도 억울해. 내잘못인거 알아 하지만, 하고 한마디덧붙이고 싶은 심정이야. 속상해.
속상하고 아쉬워서 미칠것 같아.
왜 인간은 말을 소통 수단으로 삼은걸까.
서로 머리카락을 하나로 모아 꼬면 너의 모든것이 보이는 I see you 까지는 못되더라도 말야,
간간히 중요한 떄는 어떤 화학적 신호같은 거라도 조금씩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면 안됬었을까?
하다못해 말에서 냄새라도 좀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왜 하필 말일까. 왜 하필.
대화는 식이 너무나 복잡한 함수를 푸는 것 같아. 애초부터 사실 딱 떨어지는 식같은건 없는 함수..
한 인간의 정체성, 한인간의 말이 가지는 함수.
감정과 상황 경험 시간... 우리를 지나는 수많은 것들에 따라 그떄그때 달라지는 변수들 , 그래서 늘 다르게 나오는 함수값들.
그것만 가지고 식을 유추해내는게 얼마나 힘든지. 때때로는 선생님이 골리려고 만든, 알고보면 정답은 식을 나타낼 수 없다 라는 그런 함정문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하염없이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말중에서 너는 왜 하필 그 단어를 골랐을까?
그 단어가 너의 마음이 가장 많이 묻어있는 단어일까? 아니면 네마음에 가장 맞는 단어는 다른건데, 입에 올리기에 뜨거워서- 차마 감당할 수 없어서 지금 네가 선택한 그 단어로 마음을 틀은것일까? 아니 어쩌면 애초에 너의 마음에 꼭 들어맞는 단어는 없었는지도 몰라. 암만 너의 말을 살펴도 너의 말이 실리는 목소리를 살펴도 너의 마음을 전부를 알수 없다는 말이지.

일상이란건 참 힘이 세지. 부지런해야 하는 것들 투성이라서, 어느 하나도 게을리하면 안되는 것들만 자꾸 나타나는게 일상이라서 이것들을 상대하다보니까
너는 언제나 내곁에 그대로 있어줄거라고,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나혼자 맘대로 생각해버리고는 너의 마음을 읽는 것에 게을러졌나봐.
하루하루 흘러가게 두고, 너의 말들이 모여서 어떤 흐름을 이루는지 어느 방향으로 너의 말들이 식을 이뤄가고 있는지 네가나한테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지 모으지 못했어. 사랑해 잘자 보고싶다로 이어지는 그 말들이 어느순간부턴가 엉덩이를 조금씩 틀어 어디론가 가고 있었는데 방향을 틀고 있었는데 나는 그걸 왜 그때는 살피지 못했을까. 말에도 냄새가 있었음 좋겠다. 외로움 냄새, 화남 냄새, 서운함 냄새, 불안함 냄새. 그래서 뭔가 틀어지려고 할때마다 내가 정신 번쩍 차릴 수 있게.

너를 정말 사랑했는데, 그 마음은 정말이었는데, 난 마음만 있고 사랑을 지켜나갈 역량은 부족했나봐..
나는 어딜가서도 너같은 사람을 만날 순 없을거야. 너같은 사람은 다신 없을거야.

사랑한다는 말이 함께 할수 있는것들만 포함하는 줄 알았어. 그래서 참 달콤하기만 한 말이라고 생각했어.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꺠달아. 사랑한다는 말은 달달한 맛이지만 참 무거운 말이란걸.
사랑한다는 말에 포함된 함께라는 말은 반대로 함께이기 떄문에 포기해야 하는것들또 많이 생긴다는 말이었구나.
몰랐어. 미안해. 그동안 나는 얌체마냥 무거운 짐 하나도 들지 않고 너에게 다 혼자 지고오라고해서.
넌 참 연애도 많이 안해본애가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었니? 애기애기라고 불렀지만 사실 애기는 네가 아니라 나였나보아.
너에게 너는 나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며 닥달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 것 같아.
너는 진지하고 성실하나 사랑을 하는 사람이야. 어느 누구에게 사랑을 줘도 말로만 감질나게 흩뿌리는게 아니라 조금씩 꾸준하게 그래서 아주 깊게까지 흠뻑 적실수 있는 사람이야. 나에게 그런 사랑을 주어서 고마워. 그리고 나는 너에게 그런 사람이 못되어준것 같아 미안해.

덧글

  • 시쉐도우 2013/12/26 15:29 # 답글

    말씀하신 대로, 사람들이 서로 머리카락을 꼬아서 광섬유처럼 초고속으로 서로가 가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면 서로 간의 오해가 줄어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그때에도 진심이 아닌, 예의나 배려로 생각을 해서 상대방에게 넘길 것 같습니다. 상처를 주지 않고 자신이 참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직설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상대가 만일 직설적으로 표현하였을 때 그것을 즉각 최대한 오해없이 수용할 수 있고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인관계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인내와 오해가 점철되는 공간인 것 같아요.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견디시고 스스로의 내/외면을 다지고 계시다 보면 그 분이 돌아오실 가능성도 있겠지요.

댓글 입력 영역